30대 남자 정장 브랜드를 찾다가 뉴패션양복점에 방문했습니다.
언제 가도 인상 좋으신 사장님이 맞아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그런데 처음부터 이렇게 친근한 이미지는 아니었습니다.
사장님 전화 목소리가 굉장히 차가우시거든요.
저는 그냥 가격만 좀 물어보려고 전화한 건데 일단 방문하시라고 자꾸 그러시는 통에 이거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인터넷에 좋은 평들이 많이 보이길래 속는셈치고 들러봤죠.

처음엔 그렇게 가게 됐습니다만 지금은 자주 이용하는 곳이 되었네요.

지금 생각해봐도 30대 남자 정장 브랜드보다 내 몸에 잘 맞는 맞춤이 맞다고 봅니다.

핏이 살아있으니까요.

 

 

고민했지만 역시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아마 사장님 목소리만 듣고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실력 좋고

가격 저렴한 남성양복점을 모르고 지나칠 뻔했죠.
지금은 벌써 여러벌 이곳에서 맞춰서 사장님이 제 취향도 이미 다 꿰고 계셔요.
따로 말씀을 안 드려도 척척 완성이 되어서 나오더라구요.
제 신체적인 특징도 아주 잘 알고 계시고 말이죠.

 

 

이런 가게를 하나쯤 뚫어 놓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최대한 가격을 알아보고 맞춰본 다음에 방문하거든요.
그래서 남성양복점을 알아볼때도 가게마다 다 전화를 해서 최저가로 하는 곳을 맞춰서 갈 생각이었어요.
사실 실력이 차이가 나 봐야 얼마나 나겠냐는 마음이었죠.
평소에 30대 남자 정장 브랜드를 사서 입는 것도 세일가격이 저렴한 걸 위주로 찾으니까요.
저는 그게 다 거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확실히 한 곳만 다니지 않다보니까 의사소통에 조금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새로 방문하는 곳마다 제가 요구하는 스타일들을 다시 설명해줘야하고 그쪽에서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런 스트레스가 있어서 그냥 한 군데에 정착하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그때 딱 만난 곳이 뉴패션양복점이었어요.
타이밍도 좋았지만 그때 딱 좋은 사장님을 만난 탓이 크죠.
그때 만든 옷이 정말 마음에 들었거든요.

 

 

저한테만 잘 맞는다는 느낌이 아니고 다른 친구들한테 추천을 해 줘도 아주 마음에 쏙 드는 옷이 나왔다며
칭찬들을 많이 해요.
이 바닥에서 굉장히 경력이 오래 되신 분이셔서 그런지 더욱 손님들의 마음을 잘 캐치하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불안했던 점이 이태원 같은 곳에서 옷을 맞추면 강남쪽보다는 촌스럽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었어요.
아무래도 양복에도 트랜드란 게 있는데 그런 데 뒤지는 게 아닐까 걱정을 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이곳에서도 패션계가 돌아가는 동향 같은 건 다 꿰고 계시더라고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아오는 탓도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젊은 친구들이 어떤 스타일들을 주로 입는지도 체크를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여기서 옷을 맞춘 이후로 늘 옷이 잘 어울린다는 말만 어딜가든 듣고 다녀요.
그게 참 기분이 좋더라구요 괜히 이곳을 더 추천해주고 싶고 그래요.

 

 

더군다나 이번에 옷을 맞췄더니 제주도에 다녀오라고 선물을 주시더라고요.
저는 저한테만 주는 건 줄 알았는데 요즘 맞춤하시는 분들에겐 다 하나씩 주신대요.
이런 것까지 뿌려버리면 남는 게 있을까 싶지만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제주도 여행까지 가게 생겼네요.

 

 

이번에 신상으로 들여온 게 왕발 구두라고 해요.
저도 발이 커서 일반 구두를 신는데는 애로사항이 있는데 꽤 예쁘고 질 좋은 가죽구두들로 가져다 놓으셨더라구요.
신어보니까 제 발에도 아주 잘 맞는게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남성양복 맞추러 와가지고 난데없이 신발을 또 한켤레 사서 돌아가게 됐네요.

저렴한 30대 남자 정장 브랜드도 좋지만 분명 맞춤은 따라가기 어렵다고 봅니다.

괜히 사람들이 맞춤을 찾는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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