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친구 동생이 결혼을 합니다.
정말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라서 그 동생이 코를 흘리고 다닐 때부터 봐 왔는데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되었더군요.
왠지 감회가 새로우면서도 저 또한 많이 늙은 것 같아서 기분이 울적해 졌습니다.
뭔가 도와줄 만한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예복을 저렴하게 잘 맞추는 곳을 알고 있어서 소개시켜 줬죠.
이태원 빅사이즈를 알뜰하게 맞출 수 있는 곳인데 제가 특별히 에스코트까지 해줬습니다.
그냥 찾아가기는 조금 힘든 곳이거든요.
이태원 빅사이즈 잘하는 곳으로 알려진 알파 양복점은 굉장히 협소한 공간이 특징입니다.
구석에 숨어 있어서 알고 찾아가지 않으면 도저히 찾아 들어가기 힘들죠.
그런데 늘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할 지경입니다.
저희도 이번에 미리 예약 전화를 하고 가지 않았더라면 한참 대기를 해야 할 뻔했어요.
한동안은 그래도 결혼식이 드문 시즌이다보니까 사람이 없었을텐데 곧 다가오는 가을에 결혼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다보니까 슬슬 예약이 차기 시작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미리미리 알아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원래는 이태원 빅사이즈 정장을 잘 하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그것만큼이나 예복을 잘만듭니다.
무엇보다도 강남 등지와 비교해서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기 때문에 더욱 추천을 많이 하죠.
같은 이테리 산 수입 브랜드를 하더라도 가격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렇다고 이 사장님이 밑지고 장사하는 건 아니고 아무래도 강남에 있는 샵들의 화려한 외관이나 좋은 부지들을
생각해보면 왜 그곳의 옷이 비쌀 수밖에 없는지 금방 감이 오실 겁니다.
사실 가게가 얼마나 크고 화려한가보다는 그곳이 얼마나 옷을 잘 맞추는지가 훨씬 중요하잖아요.
여기 사장님은 몇십년간 현장에서 일을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옷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지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재단사들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제가 옷을 맞출때도 제가 원하는 부분들을 귀신처럼 체크해서 담당 재단사에게 전달해 주시더라구요.
아무래도 저와 의사소통을 하는 건 여기 사장님이고 재단사 또한 제 이야기를 사장님을 통해서 전달을 받을텐데
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누락되면 제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옷이 만들어져요.
하지만 여기는 그런 걱정이 전혀 없는 곳이지요.
이태원 빅사이즈 정장과 관련해서는 정말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NBA선수들도 많이 찾아오는 곳이기 때문에 이미 명성이 알려져 있지만 예복과 관련해서는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제 친구 동생은 아무래도 가격이 조금 부담되어서 걱정이라고 했는데 사장님이 공단을 제거하고 일반 비즈니스
정장으로 수선을 해주신다고 하셔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아무래도 예복은 한 번 입으면 다시 입을 일이 없는데 비싼 돈을 들여서 꼭 해야하는가 고민이 들 수밖에 없죠.
그냥 대여를 해서 입을까 고민하는 친구들도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왕 한 번 하는 결혼식, 그래도 가장 멋있는 모습으로 식장에 서고 싶은건 당연한 마음이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비즈니스 정장으로 무료 수선을 하는 집에서 옷을 맞추는 게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어차피 정장은 누구나 한두벌씩 필요한데 예복을 맞추는 김에 몸에 딱 맞는 맞춤 정장을 갖게 된다면 그렇게
남는 장사가 어디있겠어요.
안타깝게도 예복을 비즈니스 정장으로 바꾸는 거니까 원단의 색을 정하는 거에는 자유가 없지만 그래도
기본 컬러로 맞추게 되다보니까 언제라도 입을 수 있는 옷 한벌 마련하게 되는 셈이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제 친구 동생도 마음이 동하는 것 같았어요.
저도 이번에 날이 조금 풀리면 봄가을 옷 한 벌 맞추러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역시 언제 봐도 사장님은 참 서비스도 좋으시고 상담도 친절하게 잘 받아주시는 것 같아요.
이태원 빅사이즈를 찾는 단골을 두고 오래 장사하시는 이유가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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