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한테 "요즘엔 닭갈비 먹으러 안 가냐?"라고 연락이 왔어요.

이녀석이랑 한동안 독산동 맛집에 뻔질나게 드나들었었는데
한동안 제가 안 불렀더니 여기 닭갈비가 먹고 싶었나 보더라고요.
확실히 중독성이 있긴 있는 모양이에요.
신미경 정통춘천닭갈비라는 곳인데 프렌차이즈가 아니면서
몇 개씩이나 서울에 분점을 낸 맛집이에요.

 

 

대기업들이 동네 상권에서 판치다보니까 중소음식점들은 죄다 문을 닫는 게 일상인데
이곳은 어떻게 그 바늘구멍 같은 경쟁률을 돌파했더라고요.
먹어보면 알 수 있는게, 확실히 익숙한 밥집들하고는 차별화되는 이 집만의 개성이 있어요.

독산동 맛집은 자리에서 조리해주지 않고 주방에서 요리를 해서 서빙해주세요.
그리고 예열된 팬에 이미 완성된 음식을 넣고 최종적으로 한번 볶은 다음에 마무리하지요.
주문된 음식들을 책임지고 요리해서 가져다 주시기 때문인지 언제 가나 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볶아주는 건 바쁘다보면 놓칠 수도 있고 소홀해질 수도 있고 하잖아요.

 

 

 

이곳에서 늘 시켜먹는 퐁듀닭갈비에요.
치즈에 고기나 야채를 푹 찍어서 먹는 음식이지요.
프렌차이즈 중에 팬 주변에 홈이 있어서 거기에 모짜렐라를 녹여주는 곳에 가본 적이 있는데
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왠지 치즈를 아끼려는 꼼수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늘 먹다보면 모자라서 추가로 주문하게 돼요.
이곳은 밥사발 같은 것에 가득 담아와서 부어주셔서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모자르지 않아요.

 

 

다른 집들은 대부분 고기가 익을 때가 되면 야채가 다 풀어져서
물렁물렁해져요 아마도 모든 재료들을 한번에 넣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이곳은 조리를 할 때 재료가 들어가는 순서에 신경쓰는지 고기가 다 익었는데도 야채가 살아 있어요.
적당한 아삭함과 달콤함을 함께 가지고 있는 양배추는 별미에요.
그리고 깻잎은 제일 마지막에 넣어서 향을 살리면서도 식감이 질기지 않게 하죠.

 

 

 

녹아내린 치즈에 음식을 찍으면 이렇게 길게 딸려 올라와요.
이걸 정리해서 먹는 게 조금 귀찮긴 했는데 그것마저도 이 집의 매력이다보니까
이렇게 쭉쭉 늘어나지 않는 집에 가면 아쉬운 기분이 들더라고요.
왠지 저렴한 재료를 쓴 거 아닌가 싶은 의심도 들고요.
체다치즈는 별로 늘어나는 스타일이 아닌데 두가지를 배합해서 먹는 것도 방법이에요.

 

 

신선한 상추쌈에 부추를 곁들여서 먹으면 프레시함이 더해져서 좋아요.
그리고 부추는 닭갈비와 무척 잘 어울리는 재료더라고요.
소스는 무척 진하고 맛이 깊기 때문에 쌈을 싸서 먹어도 쉽게 맛이 죽지 않았어요.
굉장히 오래도록 고심해서 만든 비법 양념이라는 생각이 든 게
다른 집에 가서 음식을 먹으면 꼭 이 집의 소스가 생각나더라고요.

 

 

독산동 맛집에서는 국내산 닭다리살만 사용해서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에요.
가슴살에 비해서 닭다리 살이 더 가격이 나가겠지만 그리고 대부분의 순살치킨집에서는 외국산 닭고기를 사용하지만
이곳은 정직하게 음식을 내온다는 게 느껴졌지요.
그래서 자꾸만 찾아가게 되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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